지난 한 주간 사이판에서 멋진 시간 보내고 다시 서울로 돌아왔네요.
남편의 영어선생님이신 이*효 선생님을 통해 그날의 사이판을 알게 되어
준비하면서 이것저것 여쭤 보고 그랬는데 매번 친절히 답해 주셔서 감사했어요. ^^
공항 도착해서 픽업 나온 택시 기사님께 전해 받은 봉투에
예쁜 지도와, 세심한 주의사항, 바다가 느껴지는 스티커까지... 기분 좋았답니다.
저희는 아이도 있고 그냥 조용히 바닷가에서 쉬다 오자 하고 간 여행이라
투어는 마나가하섬만 함께했어요.
그런데... 다른 날은 날씨가 좋았는데 마나가하섬에 갔던 5일(수요일)엔 유독 비바람이 몰아쳐서
마나가하에서의 기억이... 저희에겐 아름답지만은 않네요... 하하 ^^;;;;;
배에서 내려 들어갈 땐 분명 눈부시게 파란 하늘이었건만...
1시간쯤 지나서부터 강풍에 파도가 거세지더니 비가 한바탕 쏟아졌어요.
이때까지만 해도 비보단 바람 때문에 고생했어요. 해변에서 모래놀이 하던 아이도 너무 추워하고...
남편이 섬을 한바퀴 돌고 와서, 반대편은 바람이 훨씬 덜하다고 해서 주섬주섬 짐을 싸서 이사를 했지요.
다시 햇볕이 나길래 아이와 놀기 시작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 저편 구름의 검은 빛이 짙어진다 싶더니
아예 바다 건너편으로 선명하던 사이판 본섬이 안개인지 비구름인지에 가려 완전히 사라져 버리더라구요. ㅠㅠ
잠시 후 어두운 하늘에 비는 거의 폭우가 되어 쏟아지고...
3시쯤 되어 남쪽 해변에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으니 어쩐지 무섭다는 기분도 들고...
가져간 가방과 타올은 아예 물에 빠졌다 나온 듯이 흠뻑 젖고...
사이판 다녀온 사람들마다 마나가하섬이 제일 좋았다고 강추하길래
원래 3시에 나가기로 했던 걸 굳이 1시간 늦춰 4시 보트로 연기했는데,
내가 왜 그랬을까 하고 후회를 얼마나 했나 몰라요...
게다가 폭우 속에 정신없이 짐 챙겨나오느라 남편 시계 잃어버린 줄 알고 또 얼마나 멘붕이었는지...
(다행히 시계는 리조트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가방 맨 아랫쪽에 있는 걸 발견했지만요... ^^)
아이까지 세 사람이 물에 빠진 생쥐가 되어 리조트로 돌아왔지요.
사이판 날씨가 워낙 변화무쌍하니,
투어 가실 땐 혹시 모를 폭우에 대비해 방수백 준비하시라고 팁 드리고 싶네요. ^^
저희 휴대폰 침수될 뻔 했거든요...
마나가하섬은 해안가에서 놀다 보면 비 피할 곳이 마땅치 않아서 더욱 그렇더라구요.
하필 가장 악천후였던 날의 마나가하섬 후기였네요...
이런 기억도 시간이 흐르면 추억으로 남겠...지요...? ㅎㅎㅎ
(날씨 운이 없었던 탓이죠. 현지인 직원들은 다들 친절하고 유쾌했답니다. )
렌트카로 다닌 북부투어가 참 좋았어요.
유명한 스팟들도 멋지지만, 한적하고 아름다운 도로가 드라이브하기에도 좋더라구요.
파우파우비치에서 선셋을 보려 했는데, 시간이 늦어 만세절벽에서 바라본 선셋도 너무 아름다웠어요.
예쁜 옥빛 바다와 뭉게구름, 미세먼지 없는 맑은 공기, 있는 동안은 너무 따가웠던 햇볕마저 그립네요.
돌아오자마자 얼른 또 가고 싶어요~ 하하. 그 땐 직접 얼굴 뵐 기회도 있길 기대합니다~ ^^
생각보다 후기가 길어졌네요. 글솜씨가 없어 간단히만 적으려 했는데...
스크롤의 압박을 드린 건 아닌지...
(아무래도 마나가하만 생각하면 뭔가 괜히 억울하고 할말이 많아져서 그런 듯해요. ㅎㅎㅎ)
아무튼, 그날의 사이판 덕분에 즐거운 여행이었어요~
***
아, 그리고 이*효 선생님 부모님께도 정말 감사하단 말씀 드리고 싶네요. 제가 따로 인사드릴 공간이 없어서... ^^
마지막날 점심을 정말정말(!) 맛있게 준비해 주셨어요~ (사이판에서 도가니탕을 난생 처음 먹어 보게 될 줄은... ^^)
게다가 기내에서 먹으라며 챙겨 주신 샌드위치 도시락과 아이가 정말 맛있어한 쿠키까지... 감동이었다는~
두분 모두 인상도 너무 좋으시고 유쾌하셔서 담소하는 내내 즐거웠답니다.
고등학생인 이 선생님 동생도 완전 훈남~!
어머님이 그날의 사이판 분들(죄송하게도 제가 성함을 모르네요...^^;;;)에 대해서도 정말 좋은 말씀을... ^^
다음에 사이판에 가면 꼭 다시 뵙고 싶어요~